몸의 변화는 배만이 아니더라고요. 임신을 하면서 가장 먼저 변화가 생기는 곳은 당연히 배일 줄만 알았어요. 하지만 막상 임신 초기부터 경험한 건 예상치 못했던 부위들의 변화였습니다. 저는 임신 초기부터 겨드랑이 부분이 붓고 불편한 느낌이 들었고 어느 날은 거울을 보다가 놀랄 만큼 부풀어 오른 걸 확인했어요. 병원에 문의하니 부유방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듣는 단어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에 안도했죠.
임신 중기인 지금은 한쪽 겨드랑이 부위가 육안으로도 확연히 도드라질 정도로 부어 있어 나시나 반팔을 입는 것조차 꺼려질 만큼 신경이 쓰입니다. 게다가 목 주변에는 어느 순간부터 쥐젖처럼 작은 돌기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피부 착색도 점점 짙어져서 예민한 날엔 거울 보는 것도 피하게 되더라고요.
많은 임산부들이 말하길 출산 후엔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지만 지금 이 불편함과 불안함은 결코 작지 않은 감정이에요.
그래서 임산부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부유방과 겨드랑이 착색 그리고 쥐젖의 원인과 관리법 그리고 출산 후 호전 가능성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유방이란? 임신 중 나타나는 유선의 확장
부유방은 겨드랑이 아래쪽 즉 유선이 생기는 선상에 정상 유방 외에 유선 조직이 덜 퇴화돼 남아 있는 것을 말해요. 원래 태아 때부터 유선은 겨드랑이에서 서혜부까지 이어지는 유선선을 따라 형성되는데 대부분은 가슴 부위만 남고 나머지는 퇴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의 경우 퇴화되지 않은 유선 조직이 겨드랑이에 남아 있어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유방처럼 부풀어 오를 수 있는 거예요.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정상 유방뿐 아니라 부유방도 함께 부풀고, 통증이나 불편감, 부종이 동반되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는 한쪽이 유난히 더 튀어나와 옷맵시에도 영향을 주고 심지어 속옷이 닿는 부분이 쓸려서 자극감까지 느껴졌습니다. 다행히도 부유방은 출산 후 호르몬 수치가 안정되면서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모유 수유 종료 후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사라지기도 해요.
하지만 유선 조직이 꽤 크게 남아 있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출산 이후에 외과적 제거 부유방 절제술을 고려하는 분도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긴 어렵기 때문에 압박이 심한 브래지어 대신 부유방 전용패드나 부드러운 속옷을 착용하여 마찰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관리 방법이에요.
겨드랑이 착색은 왜 생길까?
임신하면서 겨드랑이, 배꼽 주위, 유두,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어느 순간부터 까맣게 착색되는 걸 경험하신 분 많으시죠?
이는 대부분의 임산부에게 나타나는 색소 침착 증상이에요.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멜라닌 색소 생성 호르몬(MSH)이 분비되면서 피부가 햇볕에 노출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검게 착색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겨드랑이처럼 마찰이 잦은 부위는 색소 침착이 더 쉽게 일어나고 진하게 변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 역시 임신 전엔 밝은 톤이었던 겨드랑이가 임신 중기부터 확실히 어두워졌고 샤워 후 거울을 보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착색은 출산 후 몇 개월 이내에 서서히 옅어지고 1년 이내에는 원래 톤에 가깝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 시기에 중요한 건 강한 비누로 문지르거나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극을 줄이고 피부 보습을 꾸준히 유지해주는 것이 착색 완화에 도움이 되며 자외선 차단 또한 중요한 관리 포인트입니다.
쥐젖 연성 섬유종은 왜 생기고 제거해도 될까?
쥐젖은 피부에 조그맣게 튀어나온 살점 같은 모양으로 주로 목, 겨드랑이, 가슴 아래, 사타구니 등 피부 마찰이 많은 부위에 생겨요.
의학적으로는 연성 섬유종(Skin tag)이라 불리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호르몬 변화, 피부 마찰,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대사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요.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 수치 증가로 인해 쥐젖이 갑자기 여러 개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게 더 커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도 목 주변에 작은 쥐젖들이 몇 개 생기기 시작했고 거슬려서 손으로 자꾸 만지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임산부는 쥐젖 제거 시술을 받는 것이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저 역시 출산 후까지 기다리는 중이에요.
대부분의 쥐젖은 출산 후 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크기가 줄거나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출산 후에도 지속되거나 커진다면 피부과에서 간단한 시술 고주파, 레이저 등을 통해 쉽게 제거할 수 있어요. 임신 중엔 괜히 손대지 말고 피부 마찰을 줄이고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임산부 트러블 관리
또 하나 신기한 변화는 바로 얼굴 피부예요. 임신 전에는 트러블이 거의 없던 피부였는데 임신하고 나서부터는 항상 같은 자리에 왕여드름처럼 큰 트러블이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특히 코 옆에 반복적으로 생겼는데 한번 나기 시작하면 쉽게 가라앉지도 않고 붉게 부풀어 올라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아서 참 속상했어요.
주변에 이런 얘기를 했더니 친구가 웃으면서 딸이면 엄마 외모를 질투해서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더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임신 중 피부 트러블이 딸을 가진 엄마에게 더 많다는 속설은 생각보다 많이 퍼져 있어요.
이 말을 들었을 때 괜히 웃음도 나면서 그래 우리 딸이 내 예쁜 거 질투하나 보다 하고 스스로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물론 트러블의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변화예요. 특히 임신 중에는 피지 분비가 늘고 유수분 밸런스가 깨지기 쉬워져서 기존에 트러블이 없던 피부도 민감해질 수 있죠.
임신성 여드름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극적인 제품보다는 순하고 보습 위주의 스킨케어로 관리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해요.
출산 후 정말 괜찮아질까?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
부유방이든 착색이든 쥐젖이든 임신 중 겪는 피부와 몸의 변화는 단순히 외적인 문제만은 아니에요. 자존감, 감정, 그리고 사회적 시선에 민감해진 상태에서 이런 신체 변화는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죠.
저도 나시 하나 입기 어려워진 겨드랑이 부유방 거울 볼 때마다 시선이 가는 목의 쥐젖 때문에 내가 너무 못생겨진 건 아닐까? 자존감이 떨어지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알게 되었어요. 이건 내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고 일시적인 변화이며, 대부분은 출산 후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올테니 실제로 주변의 출산한 친구들을 보면 출산 후 몇 달이 지나면서 부유방도 점점 작아지고, 쥐젖도 어느 순간 눈에 띄지 않게 사라졌다는 후기도 많았어요. 지금의 불편함을 무시하지 않되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라는 점이에요.
산모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서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아기는 그 안에서 잘 자라고 있다는 걸 스스로 믿고 있어요. 그게 지금 가장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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