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임신 중기 나도 아기도 함께 자라가는 시간 변화와 성장 기록

luckby25 2025. 7. 18. 06:59

임신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중기는 아주 특별한 시기예요.

임신 중기이지만 아직도 내가 엄마가 될 준비가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입덧이라는 큰 고비를 넘긴 뒤, 몸이 점점 적응해가면서 엄마는 다시 숨을 돌리게 되었고 아기는 눈에 띄게 자라나는 조용하지만 거대한 변화의 구간이기도 하죠. 임신 초기에 느꼈던 불안함과 혼란은 조금씩 가라앉고, 이제는 점점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태동이 시작되고, 배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임산부라는 사실이 실감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기는 보이지 않는 몸의 변화가 속에서 일어나고 태아의 장기와 감각, 골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엄마의 체력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쳐요.

이번 글에서는 실제 임신 중기를 지나며 제가 느낀 몸과 마음의 변화 그리고 주차별로 태아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정리해 보았어요. 혹시나 지금 느끼는 게 나만 그런 건가? 싶었던 분들께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임신 중기 함께 성장하는 시간 기록

 

임신 중기 내 몸에 일어난 가장 현실적인 변화들

 

임신 중기(13~27주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변화는 배가 확실히 불러온다는 점이에요. 특히 저는 초산이었는데도 8주부터 배가 눈에 띄게 나왔고, 기존에 입던 바지들은 하나둘씩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속옷도 와이어 있는 건 답답해서 보관만 해두고 무조건 편한 브라탑이나 임산부 전용 속옷으로 바꾸게 됐죠. 입는 순간 너무 편해서 진작에 입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한 가지 눈에 띈 변화는 피부와 손목 통증이었어요. 자면서 손이나 손목이 저리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뻣뻣한 날이 종종 있었어요. 그리고 제일 심한 고통은 꼭 자다가 종아리 부분에 쥐가 나는 현상이었는데 소리도 못지를 정도로 단단해지면서 근육이 종아리로 모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틈나는 대로 하고 있어요.

 

관절이 느슨해지고 수분이 더 많이 필요해진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죠.

감정 기복도 여전했어요. 입덧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작은 말 한마디에 울컥하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도 있었어요.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다가도 임신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는점을 알고 나니 그 감정마저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태아의 성장 숫자가 아닌 감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주차가 올라갈수록 병원에서 보는 초음파 사진도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난황으로 작은 다이아반지처럼 보이더니 8주~9주에만 볼 수 있는 젤리곰 모양,
12주에는 아직도 작고 조심스러웠던 모습이 16주를 지나면서부터는 팔, 다리, 얼굴 윤곽까지 보이기 시작했죠.

태동은 19주쯤부터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이게 소화일까?' 싶은 느낌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확실하게 통통, 톡톡 치는 느낌이 들었고 그게 점점 더 규칙적으로 변했어요. 달달한 음식을 먹으면 아기가 안에서 신났는지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기도 해요.


아기가 깨어있는 시간이 느껴지고 내가 쉬면 아기도 조용해진다는 게 신기하고 또 벅찼어요.

또 병원에서는 20주 정밀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심장, 뇌, 장기, 사지 길이 등을 확인하게 돼요. 모든 수치를 들을 때마다 ‘이 아이가 정말 내 안에서 자라고 있구나’ 실감이 더 깊어졌어요.

아기의 성장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13주엔 머리보다 배가 작던 아이가 25주쯤엔 이미 30cm가 넘고, 700~800g의 무게를 갖게 된다고 해요. 20주인 지금 벌써부터 엄마 뱃속이 좁을까봐 걱정이 될 정도예요.

 

엄마로서의 자각 그리고 생활 속에서의 변화

 

임신 중기에는 단순히 ‘임산부’가 아니라 '엄마’로서의 자각이 점점 강해지는 시기였어요.
태동을 느끼고 몸이 변하고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진료 결과를 들을수록 “아, 이제 진짜 준비해야겠구나”라는 마음이 생겼죠. 생활습관도 많이 달라졌어요. 카페인은 하루 반 잔으로 줄이고, 물을 하루 2리터 이상 마시려 노력했어요.


또 운동은 임산부 요가 유튜브를 따라 하거나, 저녁에 남편과 30분이상 산책을 하며 몸을 움직였어요.

식단도 바뀌었어요. 초기엔 입덧 때문에 과일과 국물 위주로 먹었지만 중기부터는 철분, 단백질, 유산균을 신경 쓰게 됐어요.
계란, 두부, 미역국, 과일, 견과류 같은 음식이 기본 식단이 되었고 식사 외에도 하루에 두세 번 간식을 챙겼어요.

 

중기는 안정기이지만, 방심하지 말아야 할 시기에요

 

많은 분들이 ‘임신 중기는 안정기’라고 말하지만, 그 말이 무조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조산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경부 길이, 자궁 수축, 복통, 출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해요.

 

정밀초음파를 하러 갔다가 검진에서 경부길이가 평균보다 짧다는 말을 듣고 수술을 하는 엄마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이 바로 입원을 하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고통이라고 해요.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마취를 해도 다 느껴질 정도로 아프다고 그래서 정밀초음파 하러 가는 길이 떨리네요. 무조건 무리하지 말고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자세한 내용은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바래요.

 

그런 경험담을 보고 나서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 있는 활동을 피하고, 집안일도 최소화했어요.

또 중기부터는 당뇨, 빈혈, 체중 급증 등도 조심해야 할 항목이 많아져요.
임신성 당뇨 검사를 준비하고 철분제를 꼭 챙겨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죠.
이런 것들이 단순한 건강검진이 아니라 아기와 나를 함께 보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와 아기가 함께 성장하는 이 시기를 소중히

 

임신 중기는 마치 잔잔한 호수 같은 시기예요. 큰 폭풍은 지나갔지만 호수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생명이 자라고 움직이고 있어요.
그 과정을 느끼고 기록하며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곧 더욱 무겁고 새로운 감정과 신체적 변화가 몰려올 테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잘하고 있어, 괜찮아, 우리는 잘 가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어요.

임신 중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그리고 그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든 아기들에게 따뜻한 기록이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