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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정밀초음파 후 알게된 자궁수축

luckby25 2025. 7. 22. 19:03

임신 21주차. 지난주 20주차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밀초음파 검사를 다녀왔어요. 아기의 눈, 코, 입, 귀부터 심장, 뇌, 척추, 장기까지 꼼꼼히 확인할 수 있는 검사라서 검사 전부터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이었어요.


전에 화학적유산 경험도 있었어서 병원에서 아기집 확인하기까지 확신이 없었어요. 임신 테스트기가 진해지고 생리예정일이 2주가 지난날에 병원에 갔더니 5주차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떨리는 마음과 감격이 동시에 5주차에 아기집을 확인했고, 7주차에 첫 심장소리를 듣고 9주차엔 짧은 팔다리로 움직이는 젤리곰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봤어요.


12주에는 꼬물꼬물 거리는 입체초음파도 확인했고 취약 X 증후군과 니프티 검사를 포함한 주요 산전 검사를 무사히 마쳤죠. 취약 X증후군은 유전이 있다거나 하면 보는건데 최초 검사하면 둘째가 생겼을때는 검사를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니프티 검사는 35세 이상 산모라서 50만원 지원받아서 검사 비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16주차에는 기다리던 성별도 듣고 검사 결과도 모두 이상 없다는 소식을 들었고요. 그렇게 큰 이슈 없이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20주 정밀초음파를 받고 원장님과 진료 상담을 하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자궁수축이 좀 보이네요. 많이 걷지 마세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자궁수축 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 했거든요.
매일 저녁 1시간 이상 산책을 하던 일상이 아기에게 부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미안하고 겁이 났어요.

 

임신 중기 정밀초음파 보는 날 자궁수축

 

아기의 상태는 정상이었는데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정밀초음파 검사는 약 20분 정도 소요됐어요. 병원 가기 전 아기가 조금 더 활발히 움직일 수 있도록 초코우유를 한 팩 마시고 갔고 덕분에 검사 중 아기가 잘 움직여서 선생님도 주수에 맞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하셨어요.
아기의 손가락, 발가락, 척추 선명한 모습까지 모든 걸 자세히 보여주시는데 그 순간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어요.

하지만 초음파 사진을 출력한 뒤 진료실에서 마주한 원장님의 말은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바뀌게 했어요.


배가 자꾸 딱딱해지는 느낌 안 드셨어요? 지금 자궁수축이 조금 있어요. 순간 깜짝 놀랐어요. 실제로 자주 배가 땅기거나 배가 전체적으로 딱딱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게 자궁수축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전 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태아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일 거야라고 넘겨왔어요.

 

하지만 자궁수축은 조기 진통이나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이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특히 자궁경부 길이가 짧거나 수축이 빈번한 경우에는 병원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요.
다행히 지금은 초기 수축이라 운동 조절만 잘하면 괜찮다고 했지만 너무 걱정이 돼서 그 이후부터는 산책은 멈추고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쉬는 쪽으로 바꿨어요.

 

몸에서 보내는 여러 신호들 병원에서 확인해보길 잘했어요

그날 진료 전에도 물어볼 질문들을 메모해 뒀었어요. 첫 번째는 저혈압. 최근 들어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지러움이 심했고 숨이 가빠지면서 귀가 먹먹한 증상까지 있어서 혹시 이게 정상인지 꼭 확인하고 싶었어요.

 

진료실에서 남편이 요즘 아내가 하루 두 끼만 먹어요. 식욕도 없어하고요.라고 말하자 원장님이 바로 안됩니다. 그건 아기 성장에 직접 영향이 가요. 라고 하셨어요.
입맛이 없고 먹는 게 귀찮더라도 소량이라도 자주 먹고 아기를 위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날 이후부터는 억지로라도 죽, 과일, 견과류 같은 가벼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챙겨 먹고 있어요.

 

그리고 사실 병원 가기 3일 전부터 왼쪽 옆구리 부근이 간지러웠어요. 처음엔 살이 트는 줄 알고 로션을 더 바르곤 했는데 점점 오돌토돌하게 붉은 트러블이 올라오고 따가움까지 생겨서 검색해보니 임신 소양증과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병원에서도 소양증 맞다고 하셨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1~2회 정도 바르면 진정된다고 처방해주셨어요. 밀가루와 매운 음식은 줄이라고 하셨고요. 진짜 병원에 미리 메모해두고 질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임신 중기는 몸이 본격적으로 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증상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꼭 확인해야 한다는 걸 이번 경험으로 깨달았어요.

 

자궁수축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지만 절대 방심하면 안 돼요

자궁수축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출산 직전의 진통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임신 중기부터 나타날 수 있는 자궁의 근육 반응이에요.
자궁이 점점 커지면서 자극을 받거나 과도한 움직임이나 스트레스와 탈수 등에 의해 자궁이 스스로 수축하는 현상이죠.

 

가벼운 수축은 일시적이고 문제가 되지 않지만 빈도가 잦아지고 복부가 단단해지며 통증을 동반하거나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조산의 위험 신호로 이어질 수 있어요. 원장님은 수축은 신호예요. 지금 무리하고 있다는 뜻이니 몸이 보내는 사인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라고 강조하셨어요.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몸 상태를 자주 체크하고 배가 땅기거나 단단해질 땐 즉시 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하셨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저녁에 오래 걷던 습관을 내려놓고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로만 몸을 풀고 있어요.
그리고 잠잘 때 복부에 손을 얹고 배 상태가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하루에 몇 번씩 체크하는 습관도 생겼고요.

 

임신 중기 괜찮겠지 라는 마음보단 조심하자!

사실 이번 진료 전까진 너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확신만 있었고 제 몸의 피로함이나 당김 같은 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기의 건강뿐 아니라 엄마인 제 몸 상태가 아기의 환경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걱정은 됐지만 오히려 지금 자궁수축을 조기에 확인한 덕분에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엔 산책을 빼먹으면 죄책감을 느꼈는데 지금은 '가만히 쉬는 것도 아기에게는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에 생기는 작은 변화들도 절대 그냥 넘기지 말고 병원에서 확인받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다음 진료일까지는 최대한 안정을 취하면서 아기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도록 신경 써보려 해요.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혹시 지금 비슷한 고민이나 증상이 있다면 나만 그런 건가? 하며 넘기지 말고 꼭 병원에 가서 확인해보시길 바래요. 엄마의 건강이 결국 아기의 세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