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기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기 돼서 이제 입덧은 끝났겠네, 먹고 싶은 것도 생기지? 하고 묻곤 해요. 실제로 임신 초반에는 먹덧이 심해서 배가 고프면 속이 더 울렁거리고 뭔가를 입에 넣어야만 속이 가라앉는 이상한 나날을 보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중기가 되었고 태동도 수시로 느껴지면서 이제 몸이 좀 편해졌나 보다 하고 안심했던 순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울렁거림이 찾아왔어요.
이번엔 단순한 입덧이 아니라 식사중에도 니글니글하고 식사를 했는데도 속이 미식거리고 아무것도 안 먹어도 더부룩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 묘한 울렁거림이었어요. 입덧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불편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몸이 직접 알려주더라고요. 이 글에서는 임신 중기 울렁거림의 원인과 입덧과 다른 증상의 특징, 실제로 겪은 식욕 저하와 그럼에도 먹어야 했던 마음 그리고 그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낸 방법들까지 정리해보려 해요.
임신 중기 울렁거림 원인은 입덧이 아니라 소화 기능 변화
임신 초기는 보통 호르몬 급증으로 인해 입덧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이 호르몬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지만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요. 그게 바로 자궁의 크기와 위장의 위치 변화예요. 자궁이 커지면서 위장이 압박을 받게 되고 소화관이 평소처럼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울렁거리는 느낌이 생기는 거예요. 특히 식사 후나 잠들기 전 혹은 공복일 때 갑자기 속이 미식거리거나 구토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이건 입덧과는 다르게 역류성 식도염 증상처럼 나타나기도 해요. 그래서 왼쪽으로 누워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고 있어요. 위산이 올라오면서 목과 가슴이 쓰리고 음식을 삼키는 데 불편함이 생기기도 하죠. 저는 밤에 누웠다가 속이 너무 안 좋아서 한참을 뒤척이고 다시 일어나 앉아있었던 날도 있었어요.
특히 태동이 활발해질수록 배 속이 요동치는 느낌이 들어서 속이 울렁거리는 정도도 강해지는 것 같았어요.
임신 초기는 먹덧 중기는 입맛 없음… 식욕의 반전
임신 초기에는 정말 먹는 게 살길이었어요. 한 입이라도 먹지 않으면 어지럽고 메스꺼워서 매시간 무언가를 꼭 입에 넣고 있어야 했죠. 다섯 끼는 먹었던것 같아요.
입덧이라기보다 먹덧이라는 말이 딱 맞는 시기였어요. 그런데 임신 20주를 넘기고 나니 그 반대가 되었어요. 이제는 먹는 게 너무 귀찮고,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은 상태가 계속됐어요.
입에 뭘 넣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딱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고 억지로 몇 숟갈 떠먹다가 중간에 멈추기 일쑤였어요. 덕분에 남편이 남은 걸 먹어야 했기에 살이 점점 더 찌더라고요.
그런데 병원에 갔을 때 요즘 두 끼밖에 안 먹어요 라는 남편의 말에 선생님이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기 위해서 세끼 혹은 소량이라도 조금씩 자주 드셔야 돼요. 먹기 싫어도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래도 우리 아기가 잘 자라려면 엄마가 먹어줘야 한다는 사실 그건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과일, 죽, 바나나, 삶은 감자 등 소화가 쉬운 음식들을 준비해놓고 자주 조금씩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더부룩함, 울렁거림 줄이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울렁거림은 단순히 참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확실히 줄일 수 있어요. 실제로 효과를 본 팁들을 정리해볼게요.
소량씩 자주 먹기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위가 눌려서 더 울렁거려요.
세끼 대신 다섯 끼로 나눠 먹는 게 훨씬 나았어요.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적어도 30분~1시간 정도는 상체를 세우고 있어야
위산 역류나 더부룩함을 줄일 수 있어요.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맵고 짠 음식은 위를 더 자극해서 미식거림이 심해졌어요.
요즘은 순한 국물요리나 죽 위주로 먹고 있어요.
탄산 카페인 줄이기
콜라 한 입 마시고 속이 더부룩해진 날 그 이후로는 자제하고 있어요.
따뜻한 물 자주 마시기
공복일 때 울렁거릴 때도 따뜻한 물을 마시면 속이 조금 안정되더라고요.
가벼운 산책이나 자세 교정
식사 후 바로 누우면 울렁거림이 더 심해져요.
천천히 집안에서 걸어주거나 임산부 전용 쿠션을 이용해서 상체를 살짝 올려주는 자세도 좋아요. 이렇게 생활을 조금씩 바꾸니 미식거림도 덜해졌고 그래도 이 정도면 견딜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나의 울렁거림은 태아가 잘 자라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임신은 정말 몸의 모든 시스템이 바뀌는 일인 것 같아요. 속이 울렁거리고 입맛이 없어지고 자다가 깨고 하루에도 몇 번씩 체력 고갈이 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그런 변화 하나하나가 아기가 커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견딜 수 있게 되더라고요.
울렁거림은 내 몸이 지금 적응중이구나 라는 걸 알려주는 신호니까요.
잘 때 유독 심해지더라고요. 요즘은 울렁거림이 느껴질 때면 물 한 잔 마시고 가만히 손을 배에 얹어 태동을 느껴보곤 해요. 잘 움직이다가도 아빠가 손을 대면 조용해지더라고요. 근데 말을 하면 또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 아기가 나와 함께 잘 크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다독이면서요.
힘든 증상이 반복되면 불안하고 지치지만 그걸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도 엄마로 살아가는 연습의 일부인 것 같아요.
오늘도 울렁거리는 하루를 지나며 조금 더 나를 믿고 아기를 믿어보려 해요.
그런데도 울렁거림이 계속될 때면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이 정도도 못 버티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텐데, 입덧 없었던게 어디야 같은 생각이 들면 마음이 더 무거워지죠.
하지만 임신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여정이고, 같은 주수라도 증상의 강도나 반응은 천차만별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요. 오늘도 나는 내 몸과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가끔은 속이 울렁거려도 괜찮아요.
조금 힘든 하루가 있었더라도 그만큼 내일은 더 편해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천천히 조심히 지나가고 있어요. 엄마가 되는 길엔 정답이 없지만 내가 느끼는 이 모든 변화가 한 생명을 품고 있다는 증거라는 사실만으로도 참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싶어요.
'임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도와주신다면 정부 지원 신청 알아보기 (0) | 2025.07.25 |
---|---|
임신 중기 수면 자세 엄마가 편한 자세가 최고라던데 (0) | 2025.07.23 |
임신 정밀초음파 후 알게된 자궁수축 (0) | 2025.07.22 |
임신 중기 태동 아기와 대화하는 저음 아빠 교감 순간의 시작 (0) | 2025.07.21 |
임신 중기 자궁수축과 배땡김 원인과 통증 조심할 기준 (0) | 2025.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