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가족이나 지인에게 임신 초기 소식을 알리는 시기 기록

luckby25 2025. 7. 5. 13:00

 

임신이라는 소식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그 기쁨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전해야 할지는 막상 그 순간이 되면 참 고민스럽습니다.

저 역시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마음 한편에선 당장이라도 소리치고 싶을 만큼 기뻤지만, 동시에 “아직 확실하지 않으면 어쩌지?”, “너무 이른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특히 예전에 화학적 유산을 겪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임신은 더욱 신중하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으면서도 혹시나 결과가 달라질까 봐 조심스러웠고, 말하지 않자니 마음속에서 자꾸 이야기하고 싶은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숨기기 어려운 변화들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언제 말하는 게 좋을까?”라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 글은 저처럼 임신 사실을 누구에게, 언제 알릴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기록하는 저의 며칠간의 마음 여정입니다.

 

임신 초기 임신 소식 알리는 시기

 

가장 먼저 남편에게, 그리고 믿고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처음 임신을 확인하고 가장 먼저 알린 사람은 남편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모든 일을 함께 나누는 사이였기에, 당연하듯 자연스럽게 알리게 되었어요.

희미한 두 줄이 테스트기에 나타났을 때, 저는 조심스레 남편에게 말했고, 그는 놀라움과 함께 조용히 웃으며 기뻐해줬습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 더 조심스럽게 일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새로운 생명을 함께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알린 사람은 아이를 먼저 키우고 있는 두 명의 친한 언니들이었습니다.

자연 임신된걸 축하해! 누구보다 기뻐해줬어요.

이른 시기였지만, 이전에 유산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조언과 위로가 필요했거든요.

말하지 않고 혼자 안고 있는 감정이 더 무거워질 것 같아, 저는 믿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임신 증상들, 생소한 단어들이 많았어서 그때마다 검색하기보다는 주변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두 언니 모두 제 감정을 충분히 이해해주었고, “우리 아이도 그랬어, 잘 지켜보자”라며 따뜻한 말을 전해줬습니다.

기쁨을 나누기보다, 불안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사람이 필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친정과 시댁에 전한 시기, 마음의 기준은 ‘안정감’이었습니다

부모님께는 언제 말할지가 더 고민됐습니다. 친정 부모님께는 임신 8주 차 무렵, 시댁에는 10주가 넘어갈 때쯤 말씀드렸어요.

원래는 12주가 넘어 안정기에 들어선 이후에 알리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가능하면 안정기 이후에 주변에 알리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그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 행사나 모임이 많은 달이었고, 여러모로 상황을 고려하다가 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게 되었어요.

막상 말씀드리자,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부모님들께서는 정말 진심으로 기뻐해주셨습니다.

친정엄마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임밍아웃 영상을 보면서 모르는 사람인데도 같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도 울까봐 많이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조금 고이기만 했어요.

친정엄마는 그날따라 우연히도 주변에서 딸, 며느리의 임신 소식으로 축하를 해주고 계셨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 딸은 왜 임신소식이 없지? 하면서도 저한테는 속상할까봐 조심스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고 나서 나도 손주 생겼다고 자랑하면서 인증 사진까지 보내주셨어요.

 

특히 시부모님은 "우리 손주가 왔구나" 하시며 눈시울이 붉어지셨고, 저는 그 순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습니다.

시부모님도 오히려 그동안 말씀 못 드려서 조심스러웠다고 하시며, 부담될까 봐서 먼저 물어보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는 건 단순히 '정보 전달'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알림의 기준은 ‘안정기’가 아니라 ‘내 마음의 준비’였습니다

많은 임산부들이 “임신 12주 이후 안정기에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말을 듣고, 그 기준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지만, 결국 기준은 제 감정이었습니다. 이번엔 내 아이를 믿고 싶었고, 내 몸을 믿고 싶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말하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누군가는 더 이른 시기에, 또 누군가는 더 늦게 알릴 수도 있을 거예요.

중요한 건 “언제 말해야 한다”는 정답보다도, 내가 지금 말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먼저 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은 대부분 12주 이후에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했다고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유산 경험이 있었기에 16주 이후에야 말했으며, 또 다른 친구는 심장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너무 기뻐서 테스트기 확인 후 당일에 전부 알린 친구도 있었고, 그 누구도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진 않았어요.

결국 “언제 말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질문엔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답이 없고, 본인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말하고 나서야 알게 된 마음의 여유

임신 소식을 주변에 알리고 나서 저는 생각보다 큰 마음의 여유를 얻었습니다.

누군가와 그 기쁨과 불안을 나누게 되자,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던 무게가 조금 가벼워졌어요.

특히 가족에게 알린 뒤로는 식사나 일정 조율이 훨씬 수월해졌고, “괜히 혼자 걱정하며 숨기려고 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부터는 말을 꺼낸 책임도 생기고, 때론 예상하지 못한 반응도 마주해야 할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 감당할 수 있을 때가 곧 ‘알릴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조금 더 늦게 말할 걸 그랬나?” 싶을 때가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감사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가족들의 기쁨, 친구들의 응원,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따뜻한 말들까지.

그 모든 것이 제 임신이라는 여정을 더 풍요롭고 다정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지금 누군가에게 임신을 알릴까 고민 중이시라면, “남들 기준”보다 “지금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시길 진심으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쁨을 나누는 것도 용기지만,

그 기쁨을 꺼내 보일 수 있는 나 자신을 믿는 것도 하나의 축복의 시작이니까요.